[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일 최순실씨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하지만 최씨는 여전히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강제 소환이 아닌 자진 출석한 것은 특검팀의 수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자진 출석한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했으나,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다만 특검에서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특별한 행동보다는 변호인 입회하에서 조사를 받아 그렇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특검팀의 소환에 거부하면서 2차례 체포돼 강제로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았던 최씨는 지난 7일 통보에는 이날 출석 의사를 표명했다. 특검팀은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만을 조사할 수 있었던 앞선 소환과 달리 이날 최씨를 상대로 뇌물수수 등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대부분 혐의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최씨가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대가로 삼성그룹으로부터 총 430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부터 조사한다. 이러한 혐의는 지난달 16일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적시돼 있으며, 이날 조사 내용에 따라 특검팀은 기각됐던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개입한 의혹도 특검팀 최씨를 상대로 조사하는 내용에 포함된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일부 피의사실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날 오전 10시7분쯤 마스크를 쓰고 출석한 최씨는 갑자기 조사에 응하신 이유가 뭐냐고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의 수사가 아직도 강압적이라 생각하는지, 뇌물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도 입을 다문 채 조사실로 올라갔다.
앞서 특검팀은 업무방해 혐의로 최씨를 체포해 지난달 25일과 26일 조사했다. 최씨는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관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최씨는 알선수재 혐의로도 체포돼 이달 1일과 2일 조사를 받았다. 최씨는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지 업체의 지분을 받은 혐의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