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측 '고영태 파일' 얼마나 먹힐까

재판부 질문에 이렇다 할 답 못해 열세
최·고 관계 부각시켜 막판 뒤집기 시도

입력 : 2017-02-12 오후 1:32:46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검찰이 헌법재판소 요청에 따라 이른바 고영태 녹취록을 헌재에 제출한 가운데 수세에 몰려 있던 박근혜 대통령 측의 국면전환 시도가 얼마나 먹혀들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유상영 전 더블루K 과장이 임의제출한 녹취파일의 녹취록과 고 전 이사의 후배 김수현씨의 컴퓨터 내 녹음파일 일체를 헌재에 보냈다. 헌재에 따르면 문건형태의 녹취록 29, 녹음파일 2000여개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고 전 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장악해 이권을 챙기려는 정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하면서 두 재단과 박 대통령의 연관성을 끊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2000개 파일을 분석하면 대통령 측에 유리한 자료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은 국정농단 사태 발단이 고씨와 최씨의 불륜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을 펴면서 박 대통령과 최·고씨와의 관계를 분리하려 하고 있다.
 
대통령 측은 지난 9일 열린 탄핵심판 12차 변론에서 주심 강일원 재판관의 날카로운 지적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수세에 몰렸다. 강 재판관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최순실씨 사이에 중요 기밀들이 오고가는데 민정수석실이 확인하지 못하느냐고 묻자 알아보겠다고 했고,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대통령이 국기문란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 피력했는데 그 뒤에도 많은 자료들이 나갔는데 어떻게 가능했냐는 질문에도 추후 답변하겠다고만 했다. 또 강 재판관이 대통령 공약 실천으로 미르·K재단 설립 지시를 받았다는데 왜 청와대 경제수석이 증거를 인멸하고 위증을 지시했느냐고 추궁하자 대통령 측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했다. 강 재판관은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말하는 것과 너무 모순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그동안 재판부가 요구한 석명을 모두 포함해 준비서면을 23일까지 제출하라고 양 측에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22일 증인신문을 마치고 23일 최종 변론을 끝으로 탄핵심판 절차를 종결시키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최종 변론 뒤에는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박 대통령은 변론종결 기일에 헌재에 직접 출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후진술과 함께 변론이 종결되면 재판부는일주일 정도 평의를 거쳐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를 하게된다. 다음 재판은 1413차 변론기일으로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또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이기우 그랜드레저코리아(GKL) 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도 출석한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측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왼쪽)가 참석해 변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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