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을 조사한다. 특검팀은 비선 진료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후 2시 김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움의원에서 근무할 당시 최순실·순득씨 자매를 진료한 김 전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의 주사제 처방을 최씨 자매에게 '청', '안가', 'VIP, 대표(님)', '박 대표' 등으로 대리 처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자문의로 위촉되기 전에도 박 대통령을 진료하고, 위촉된 이후에는 주치의를 거치지 않고 진료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 9일 당시 자문의였던 서창석 서울대학교병원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출산을 돕는 등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 교수는 김영재 원장과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를 서 원장에게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지난해 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김 원장 등을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 원장은 김 원장에게 최씨를 소개해 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며, 정 교수는 박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개발한 성형수술 봉합용 실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팀은 9일 김 원장과 박씨를 함께 소환해 조사했다.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을 운영하는 김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안티에이징 시술과 차명 처방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인에게 명품 가방과 의료 시술 등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이러한 대가로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봉합용 실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 사업비 15억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