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인수 강탈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연결 고리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했다.
차 전 단장은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자신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차 전 단장은 “최순실씨가 모스코스를 통해 포레카를 인수하려고 했고, 안 전 수석도 김영수에게 지시해 인수를 도우려 했다. 그 과정에서 둘은 서로 연락하거나 의견 교환을 하지 않았던 것 같고, 누군가 연결 역할을 해줘야 하는 거로 보이는데. 누군가”라는 검찰 측 질문에 “2015년부터 쭉 봐오면서 그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생각 한다”고 답했다.
차 전 단장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수차례 통화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생각보다 꽤 많은 횟수였으며, 회의실이 조그만 방이어서 목소리도 가끔 들었는데 대통령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또 인수과정에서 최씨가 본인을 ‘재단’으로 표현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미르 재단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최씨가 인수 주체를 재단이라고 표현하라고 퉁명스럽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김홍탁과 김경태 등에게 포레카 인수는 최씨 지시인 걸 알려줬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최씨를 직접 호칭하지 않고 회장님이라 호칭하며, 정·재계에 영향력 있는 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중국 체류 중 최씨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일본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중국 치안이 불안하고 최씨가 신변을 위협할 것 같아서 일본으로 갔냐”고 묻자 “맞다. 고영태씨가 최씨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최씨의 최측근인 장순호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가 자신의 후배인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에게 “일단 차은택이 어느 정도 안고 가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고 증언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