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경기자] 해가 뜨기 전 가로등이 여전히 불빛을 밝히는 시각, 성남에 위치한 두리인력센터는 일용직을 구하기 위해 꼭두 새벽부터 나온 근로자들로 붐볐다.
7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년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지난해 윤 장관이 서민들의 참담했던 고용현실을 체감했던 이곳, 인력시장은 우리 경제의 높은 성장률과 각종 지표들의 긍정적인 실적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분명히 지난해 2월보다는 좋아졌다.
김두일 두리인력센터 사장은 “지난해보다 고용사정이 15~20%정도 나아졌다”며 “여름 같은 비수기에는 일감이 남기도 했다”고 말했다.
거의 1년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윤 장관도 “인력센터 대표 말도 있었고, 실제로 지난해 왔을 때보다 느껴지는 분위기는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겨울철의 고용시장은 여전히 추운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있다.
예전과 다르게 인력센터를 찾은 젊은 연령층도 눈에 띄었다.
한식 주방장 일을 하는 김용갑(성남시 금광동 ·50)씨는 “지난해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것은 없다”며 “일요일도 혹시 일자리 없나 싶어 나온다”고 말했다.
겨울철이 되자 일자리는 더 줄었다. 그러나 인력시장에 모이는 사람들은 더 늘었다. 결국 일감을 찾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이장현(성남시 태평동·54))씨는 이 곳에 나온지 이미 1년이 넘었다. 두 딸과 함께 성남 태평동에 위치한 빌라의 지하방에 살고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이곳에 나오지만 일주일에 4일 정도밖에 일을 못한다.
그는 “일할 곳이 정해지면 7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일해서 6만원 받는데 아침식사비와 교통비로 하루에 만원씩 꼬박 나가면 실제 남는 돈이 얼마 없다”고 털어놨다.
일거리가 없으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에게는 더 추운 겨울이 기다린다.
김씨는 인근 식당에서 윤장관과 함께 아침을 먹은 후 일터로 향했다.
그는 “오늘은 일이 있어서 바로 일하러 간다”며 “저는 사정이 좀 낫지만 사업이 망해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라서 상황이 더 딱하다” 고 안타까워했다.
고용시장에 온풍이 불기까지 여전히 윤 장관에게 남겨진 숙제는 많다.
윤 장관은 떠나는 길에 “산업전반에 투자가 잘 돼야 일자리도 살아나고 또 산업활동도 좋아지는데 산업전반이 활력을 찾으면 문닫는 자영업자들도 좀 줄어들지 않겠느냐”며 “올해 정말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스토마토 이은경 기자 onew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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