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나온 우 전 수석은 특검이 적용한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하는지, 민간인 사찰을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최순실씨를 여전히 모르냐는 물음에만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9일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직무유기·특별감찰관법 위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불출석)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18일 오전 10시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9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으며,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우 전 수석은 정부 정책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 직원 6명을 상대로 좌천성 인사를 주도한 혐의다. 또
CJ E&M(130960)을 표적 조사하도록 한 청와대 지시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담당 국장을 퇴직시키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 등의 비리 의혹을 내사하자 이를 방해하고, 이 전 감찰관을 해임하는 등 사실상 특별감찰관실 해체를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국가 기밀문서를 전달받는 등 국정에 개입하도록 감찰·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올해 1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출석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가족이 100% 지분을 보유한 정강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의경으로 복무했던 아들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운전병에 배치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