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삼성전자가 10억원 이상 기부금은 이사회를 거치기로 했다. 이를 포함해 외부에 지급하는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CSR 기금) 운영의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는 종합대책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24일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은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그 내용은 외부에 공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기부금에 한해, 자기자본의 0.5%(약 6,800억원) 이상(특수관계인은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사회에서 결정했었다.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방안엔 외부 단체나 기관의 요청에 따른 기부·후원·협찬 등의 ‘후원금’과 삼성전자의 사회봉사활동, 산학지원, 그룹 재단을 통한 기부 등 ‘사회공헌기금’이 모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할 방침이다. 또한 분기별로 발간하는 사업보고서와 매년 발행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게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한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심의회의’도 신설한다. 심의회의는 법무를 비롯해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팀장이 참여하며 매주 한번씩 모여 심사를 진행한다. 1000만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이 심의 대상이며, 심의회의에서 지원이 결정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운영과 집행결과에 대한 점검도 강화된다.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의 운영현황과 집행결과는 분기에 한 번씩 심의회의와 경영진뿐만 아니라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에서 점검할 계획이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집행을 점검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및 비선실세 최순실씨 모녀 지원 등의 혐의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가운데 투명성 강화로 경영 쇄신하겠다는 의미다. 사건에 연루돼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함에 따라 국민 여론에 호소하는 메시지도 담겼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