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SK텔레콤(017670)이 자체 인공지능(AI) 엔진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하반기에 공개한다. 다른 기업들이 SK텔레콤의 '누구' AI 엔진을 적용해 AI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AI 생태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 박정호 사장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사진)은 1일(현지시간) MWC 2017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AI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누구의 AI 엔진 API를 공개하고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것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PI란 운영체제와 각종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이나 각종 서비스 개발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형식을 뜻한다.
SK텔레콤이 개발한 AI 엔진은 스피커인 '누구'와 로봇인 '소셜봇' 등에 우선 탑재됐다. 파트너 개발사의 '펫봇', '커머스봇'에도 적용돼 이번 MWC에서 함께 전시됐다. 하반기에 누구의 API가 공개되면 펫봇이나 커머스봇 같은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펫봇은 외부 개발사가 만들었는데, 누구 AI 엔진을 반영해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거나 자장가를 들려준다"며 "이처럼 누구의 음성·영상인식 엔진을 외부 개발사가 가져가 직접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 AI 엔진의 API를 공개하는데 있어 가격 정책은 아직 미정이다. 박 원장은 "공개 초기에는 가격이 붙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비즈니스 모델은 사업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 C&C사업의 AI 엔진 '에이브릴'을 통해 누구 AI 엔진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 원장은 "콜센터 등에서 필요로 하는 대화의 내용이 정형적인 목적성 대화와 뚜렷한 목적이 없는 비목적성 대화를 누구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아마존도 에코의 엔진을 공개해 라이센스 계약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듯이 우리도 AI 플랫폼으로 곳곳에 적용하는 비즈니스 형태를 지향한다"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