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SK브로드밴드가 네트워크 커버리지(범위)를 늘리는 것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 최근 3년간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작 필요한 부분에 투자가 부족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투자 계획이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7일 서울 중구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7일 서울 중구 SK남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1조원씩 총 5조원을 투자한다"며 "네트워크 커버리지에 대한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SK텔레콤(017670)에서 CR전략실장과 MNO총괄 등의 업무를 맡았던 이 사장은 올해 1월 SK브로드밴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IP)TV를 비롯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 등의 미디어 사업을 하는 SK텔레콤의 자회사다.
이 사장은 지난 두 달간 SK브로드밴드의 현황을 파악하며 안타까웠던 점으로 투자의 질을 꼽았다. SK브로드밴드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6000억원씩 투자를 집행했다. 그는 "필요한 곳에 대한 투자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며 "지금 투자가 가장 시급한 곳이 네트워크 커버리지"라고 강조했다. 건물이 밀집한 상가 등에 아직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이나 IPTV 서비스가 불가능한 곳이 많은데 투자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미다. SK브로드밴드는 투자액을 올해 8500억원으로 늘린 후 내년부터 1조원 이상씩 투자할 계획이다.
1인당 평균 매출(ARPU)이 낮은 IPTV 'Btv'의 수익 향상도 꾀한다. 포화 상태인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더 이상의 가입자 확보 경쟁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기존 채널 중심의 서비스에서 돈을 내고 VOD(주문형비디오)를 보다 많이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는 가입자를 더 늘리고 나아가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와의 연동을 통해 Btv를 가정의 미디어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옥수수의 유료 가입자가 약 650만명이며 무료까지 더한 총 가입자는 1100만명 수준이다. 회사 측은 옥수수의 가입자를 2021년까지 205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 가입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목표치를 세운 초기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없다. 이 사장은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 등 콘텐츠 사업자들과 함께 해야지 혼자서는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없다"며 "자금과 기술력, 콘텐츠를 가진 업체들과 연합해서 새로운 체제를 만들며 해외 진출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CJ헬로비전(037560)과의 합병 불발 이후 여전히 유효한 인수합병 대상자로 꼽힌다. 이 사장은 "인수합병은 상대방과 마음이 맞아야 하고 규제환경 측면도 따라줘야 한다"며 "인수합병은 결정된 바 없으며 많이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