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여성에게 여전히 가혹하다"

임금 격차 여전…남성 100만원이면 여성은 59만원
강력범죄에도 방치…피해자 중 여성 91.6% 차지

입력 : 2017-03-13 오후 5:23:15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한국사회는 여성이 살기에 여전히 가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과 직결되는 임금 격차부터 생활안전을 볼 수 있는 강력범죄까지 여성은 차별과 위험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다.
 
13일 여성가족부의 2016년 지역별 성평등 수준 분석 연구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성평등이 지역별, 영역별로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1년 54.4%에서 2015년 58.2%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78.6%, 2015년)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46.9%로 가장 낮으며, 제주도 68.3%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충북·충남·전남·전북 등이 60%를 넘겼다.
 
남녀 차별의 대표적인 지표로 불리는 성별 임금격차는 남성 평균 임금의 증가폭을 여성 평균 임금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성비가 2010년 60.1에서 2015년 59.6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남성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59만6000원 밖에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에 지난 8일 여성의 날에는 퍼포먼스로 오후 3시 이후부터는 남성은 유급, 여성은 무급으로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 ‘오후 3시 조기 퇴근’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2010년 여성은 한 달에 144만5000원 벌 때 남성은 240만6000원을 벌었다. 2015년 여성의 벌이는 165만원으로 다소 올랐지만, 그 사이 남성은 276만8000원으로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지역별로는 제주도가 성비 66, 서울 64.2, 전북 63.9 등으로 많은 편이었으며, 울산 43.6, 전남 51.2, 경남 53.4 등은 2배 가량이나 차이났다.
 
2015년 5급 이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1.6%로 2010년 8.6%에 비해 다소 나아졌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관리직 근로자 여성 비율 역시 2015년 10.5%로 2010년 9.4%에 비해 조금 나아졌을 뿐 2013년 11.4%에 비해 0.9%p 감소했다. 두 지표 모두 우리 사회에 여성 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얼마나 안전할까. 전반적인 사회에 대한 안전 인식을 묻는 질문에 2016년 남성은 15.9%가 매우 혹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답한 데 반해 여성은 10.6%만이 안전하다고 답했다. 둘 사이에는 5.3%p라는 격차가 존재한다. 2015년 강력범죄 피해자 전체 3만2744명 가운데 여성이 2만9255명으로 89.3%를 차지한다.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인 셈이다. 특히, 가장 높은 서울은 강력범죄 피해자 9403명 가운데 여성이 8614명, 남성 789명으로 91.6%에 달해 처음으로 90%를 넘기기도 했다.
 
저출산 시대 일·가정 양립의 기본적인 열쇠 중 하나인 육아휴직 역시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정부에서 수천억·수조원의 예산을 집행하며 저출산 대책을 내놓지만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2010년 전체 육아휴직자 중 2%를 차지하던 남성 비율은 2015년 5.6%로 2배 올랐지만 만족하기 어렵다. 2015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국을 다 합해도 4872명으로 아직 5000명도 되지 않는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용준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