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대·중소규모 사업체 간 임금격차가 4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사태의 여파로 대규모 사업체의 임금 상승폭이 둔화한 탓이다.
고용노동부의 '1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와 '고용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체 규모별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00인 이상 사업체가 495만9000원, 300인 미만 사업체는 304만8000원이었다. 임금격차는 191만1000원으로 2015년 199만1000원 대비 8만원 줄었다.
대·중소규모 사업체 간 임금격차는 2010년 이후 꾸준히 줄어 2012년 162만60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다시 벌어지기 시작해 2015년에는 199만1000원까지 늘었다. 특히 2014년에는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이 5.2% 오른 데 반해 300인 미만 사업체의 임금 상승폭은 2.6%에 그치면서 1년간 임금격차가 15만9000원 더 벌어졌다.
지난해 임금격차가 줄어든 것도 중소규모 사업체의 임금이 오른 것보단 대규모 사업체의 임금 상승폭이 둔화한 영향이 크다. 일종의 불황형 상생이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별 평균임금 상승폭은 7월까지 0%대, 8~9월에는 1%대에 머물렀다. 6월에는 임금 상승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300인 이상 사업체의 경우 조선업 등 경기불황의 여파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등에서 초과급여와 특별급여가 감소하고, 특별급여 지급시기가 변경된 일부 산업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절대적 임금격차가 줄어든 만큼 상대적 임금격차도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6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300인 미만 사업체의 임금은 2013년 62.2%까지 상승했으나 이듬해 60.1%로 하락했다.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으나 2015년 60.6%, 지난해 61.5%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한편 종사상지위별 임금은 상용직이 362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3만3000원(3.8%), 임시·일용직은 146만9000원으로 4만5000원(3.1%) 각각 증가했다.
임시·일용직의 임금 상승률이 상용직에 못 미치면서 임금격차는 더 벌어졌다. 임시·일용직의 임금 상승률은 2012년 6.4%, 2013년 6.5% 오르면서 큰 폭으로 개선됐으나 이듬해 0.7%로 하락했다. 이후에도 2015년 2.7%, 지난해 3.1%로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대·중소규모 사업장 간 임금격차가 4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사태의 여파로 대규모 사업장의 임금 인상폭이 둔화한 탓이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