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건설사, 채무보증 40조원 넘어 '주의보'

"채무보증액 높은 건설사 투자 유의해야"

입력 : 2017-03-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주요 6대 상장 건설사의 채무보증 규모가 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비율이 높게되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시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한국시장도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데다가 올해 들어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채무보증은 연쇄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난해까지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린 만큼 건설사의 부실로 전이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상존한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주요 6대 상장 건설사의 채무보증액이 40조3995억원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 기준으로 GS건설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11조43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29.8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1월(6조1790억원)보다 4조8642억원 늘어난 것으로 일년 새 78% 증가한 셈이다. 이는 상장된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 채무보증 잔액이 7조원대를 넘어선 대우건설은 차츰 규모가 줄고 있다. 지난달 기준 채무보증 총 잔액은 6조5427억원으로 전년 동월(7조7361억원)보다 1조1934억원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도 전년 동월(283.84%)보다 52.7%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채무보증 규모도 줄었다. 현대건설의 채무보증액은 4조651억원으로 일년 전 4조4287억원보다 3636억원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도 전년(63.57%)보다 9.3%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채무보증 잔액은 지난달 기준 3조1934억원으로 일년 전 3조4358억원보다 2424억원 줄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도 전년(151.15%)보다 21.91%포인트 감소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72.8%로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68.9%)에 비해 3.9%포인트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그러나 채무보증 잔액은 13조3320억원으로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높은 규모로 나타났다. 이는 일년 전 13조629억원보다 2691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 외에도 상사, 리조트, 패션 등 4개 사업 부문이 섞여 있어서 순수하게 건설 부문에서 채무보증 잔액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며 "대부분의 채무보증액은 해외 지법이 많은 상사 쪽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지법의 경우 현지에서의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어렵다. 이에 따라 본사 차원에서 채무보증을 진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달 14일 삼성C&T재팬 등 12개 해외법인에 총 6958억3200만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들 건설사와 달리 대림산업의 최근 채무보증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채무보증 잔액은 2조2231억원,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비율은 46.26%로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주 금요일쯤 감사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 정확한 채무보증 규모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채무보증은 충분한 담보가 없는 개인이나 법인이 차입을 할 때 신용이 있는 제3자가 그 채무에 대해 보증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모회사의 재무제표에는 특정한 채무계정으로 표시되지 않으나 만일 보증한 부분이 상환불능이 발생할 경우 모회사가 대신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보통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조합에 채무보증을 해 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주택사업이 잘됐기 때문에 채무보증 잔액이 높다는 건 그만큼 주택사업을 활발히 진행했다는 측면도 있다"며 "미청구공사나 미수금의 규모로 종합해 건설사의 재무 상태를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라도 보증을 제공한 조합이나 법인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 바로 부실로 전이될 수 있어 지나치게 채무보증액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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