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지난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완화되면서 골목상권의 피해가 우려된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은 우리 삶의 경제 약자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다. 지금까지 진척이 없었기 때문에 이 자리 빌어 신속한 통과를 적극 건의드린다.”(이봉승 귀금속 연합회 이사장)
“중소기업은 현재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다. 중소기업 협동조합법에는 중소기업인들의 공동행위가 사실상 허용돼 있는데 공정거래법상으로는 담합으로 인정돼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배조웅 서울경인레미콘조합 이사장)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하는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어려운 일부 정책과 관련한 중소기업인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들의 요청에 국회도 “충분히 공감한다”며 협조의 뜻을 밝혔다.
이날 이봉승 귀금속 연합회 이사장은 “당장 오는 31일 제빵과 전통떡, 순대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의 지정해제도 예정돼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조웅 서울경인레미콘조합 이사장도 “공정거래법에선 담합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확실히 배제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취지나 방향에 대해 100% 공감한다”면서 “중소기업청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법이 중소기업에 저해가 된다면 정부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소상공인 생계형 특별법의 경우는 통상 마찰에 문제가 없는지 4월말까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수곤 인쇄연합회 회장은 소기업 제품의 구매목표비율제도를 도입하자고 건의했다. 고 회장은 “공공조달시장에서 상위 3사가 조달우수제품의 최대 50% 이상을 과점 납품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소기업, 소중공인의 제품을 일정 비율 구매하도록 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부 중기업의 조달제품 쏠림 현상이 심화돼 있는 상황에서 제도를 개선해야 소기업들이 실질적 정책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청장은 “공공조달이 소기업에게 비빌 언덕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소기업 제품의 구매목표비율제도는 필요하다”며 “현재 공공기관이 소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의무 비율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우수 단체표준인증제품 판로지원 실효성 제고를 위한 산업표준화법 개정 ▲프랜차이즈산업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기업규모별 차등 시행 ▲네트워크형 협력사업 촉진 특별법 제정 ▲상법 개정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 등의 입법 정책과제도 건의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글로벌 경제 불황과 중국 사드관련 경제 조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기조 등 악재에 우리나라는 저성장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총선 거치면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검토해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구체적인 정책과제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균형감각도 있게 정책 제안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건의된 사안들의) 입법 문제는 특별히 우선순위를 둬서 다른 법안보다 우선적으로 밀고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왼쪽)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7일 중소기업중앙회 본관 이사회회의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