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당한 지 11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조사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특수통'인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와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가 담당한다. 전직 대통령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박 전 대통령은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번 사건을 수사한 특수본 1기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강요·공무상비밀누설·강요미수 등 8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배턴을 넘겨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5가지 혐의를 추가했다.
이번 출석 이전에 박 전 대통령은 특수본 1기와 특검의 대면조사 요구를 4차례나 거부하며 맞섰다. 검찰의 편향성과 특검의 사전 일정 노출을 문제 삼았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최후의 보루였던 불소추특권이 없어진 상황에서 이번 특수본 2기의 출석 요구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이제 관심은 박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 여부다. 박 전 대통령은 "특수본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이전과 달리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태도 변화 이면에 검찰의 구속 수사만은 피하려는 의중이 깔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기소 된 상황에서 뇌물수수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손범규 변호사는 20일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두에 즈음해 입장을 밝힐 것이다.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다"고 밝혀 조사 직전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구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