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국정농단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헌정 사상 최초인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파면당한 지 11일 만으로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는 4번째 불명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4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잠시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청사 중앙 출입문을 이용해 간부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간단히 차를 마시기 위해 13층으로 향했다. 13층은 중앙지검 간부들이 모여 있다.
티타임 종료 후 박 전 대통령의 신문은 '특수통'들인 이원석 특수1부장검사와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가 맡는다. 조사 장소는 7층 형사8부 영상녹화조사실이나 10층 특수1부 영상녹화조사실이 유력하다. 검찰은 조사 장소와 조사 검사, 간부 티타임 여부 등을 오전 10시 공개한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수본 1기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총 직권남용·강요·공무상비밀누설·강요미수 등 8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5가지 혐의를 추가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특수본 1기와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그간 특수본 1기와 특검의 대면조사 요구도 검찰의 수사 편향성과 특검의 조사 일정 사전 노출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1995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다. 이날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에 대해 조사한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