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페인트, 58년 만에 역사 속으로

국내 페인트사 2~3곳, 분체도료 부문 '관심'

입력 : 2017-04-11 오후 3:36:45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반세기 동안 페인트 생산의 외길을 걸어온 현대페인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60년 페인트 업계에 발을 내딘 지 58년 만이다. 한때 연 15%의 고속성장을 하며 '꽃길'을 걸었던 적도 있었지만 20년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다가 결국 기억으로만 남게됐다.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페인트는 법원의 파산결정에 따라 오는 17일 근로관계가 종료된다. 근로관계 종료는 현재 재직하고 있는 100여명의 직원의 집단해고를 의미한다. 현대페인트는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지난해 11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각했다. 지난달 7일 파산신청을 했고 지난 5일 파산이 결정되면서 현재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1995년 연매출 510억원을 기록했던 현대페인트는 연구소를 보유한 내실 기업이란 평가를 받아왔다.하지만 3년후인 1998년 매출은 278억원으로 반토막나며 부도를 맞았다. 이후 2000년 389억원, 2005년 490억원으로 매출이 회복되자 면세점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페인트 본업에 대한 정상적인 투자를 소홀히한 결과 매출이 200억원대로 급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1997년 340명의 직원이 근무했지만 점차 인원이 줄어들면서 현재는 100여명의 직원들이 남아있는 상태"라며 "직원들이 끝까지 남아서 회사를 살려보려고 했지만 결국 파산까지 맞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2015년 진출한 부산항면세점도 계약 해지된 상태다.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페인트로서 마지막 희망은 '분체도료에 대한 인수건'이다. 현대페인트는 1500여평 부지에 분체도료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월 300~350톤 생산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월 12억~15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분체도료는 액상도료와 달리 설비투자 조건이 까다롭다. 때문에 국내에서 페인트업체 5여곳만이 생산설비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분체도료는 아직까지 전체 페인트 시장의 10%에 해당하지만 친환경 도료로 알려지면서 성장 가능성도 높다. 
 
현재 페인트사 한 곳이 인수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나머지 2~3곳 페인트 업체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국 대리점 등 영업망도 있기 때문에 어떤 페인트사가 분체도료 인수하게 된다해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파산절차 기간 안에 분체도료 부문이 인수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현대페인트의 분체도료 생산공장 모습. 사진제공=현대페인트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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