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평창동계올림픽 수송 철도 노반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한 4개 대형 건설사들이 700여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013년 1월 31일 발주한 원주-강릉 철도 노반공사 4개 공구(2공구, 3-1공구, 3-2공구, 4공구) 입찰에서 낙찰 예정사, 들러리사를 정하고 각 1개 공구씩 낙찰받기로 합의했다.
해당 입찰은 단순히 가장 낮은 공사금액을 써낸 건설사를 낙찰자로 선정되는 일반 입찰과 달리 최저가 입찰자를 선정하기에 앞서 '입찰금액의 적정성 심사'를 우선 통과해야하는 방식이었다.
'입찰금액의 적정성' 심사를 통과하려면 모든 입찰사의 평균 금액에 따라 결정되는 '저가투찰 판정기준'보다 투찰금액이 더 높아야 했다.
즉 낙찰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낮은 금액을 공사금액으로 써내야 했지만 비현실적으로 지나치게 낮은 금액을 써내면 '입찰금액 적정성' 심사에서 탈락하게 되는 구조였다.
이들은 최저가입찰제도를 악용하는 입찰담합 수법을 사용하여 합의한 대로 1개 공구씩 낙찰받았다.
실제로 들러리 3개사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투찰해 저가투찰 판정기준에 반영되는 평균투찰금액을 낮추면 낙찰받을 1개사가 이를 이용해 담합 비가담 입찰자들보다 낮게 투찰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들은 입찰일 전날과 당일 35회 이상의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받으며 입찰담합을 합의한 후 메신저를 통해 담합실행에 필요한 투찰서류를 공동으로 검토하고 각 공구별 낙찰 예정사의 투찰가격을 결정했다.
또한 합의내용대로 실행되는지를 서로 감시하기 위해 투찰서류를 제출할 때 각 회사 직원들이 만나서 제출하게 했다.
공정위는 이들 4개사의 담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현대건설 216억9100만원, 한진중공업 160억6800만원, 두산중공업 161억100만원, KCC건설 163억3000만원 등 총 701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배영수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국가기반시설로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요 수송수단이 될 철도시설건설에서의 입찰담합을 엄중 제재한 점에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원주-강릉 철도 노반공사 입찰에서 현대건설,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KCC건설 등 4개사의 담합행위를 적발하고 총 701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사진/뉴시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