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봄날이 오면 관절이 부드러워지면서 대부분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겨울이나 봄이나 여전히 뻣뻣한 증상에 차이가 없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따뜻해진 날씨에 호전을 보이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에 의한 염증이 동반되는 특성으로 따뜻한 날씨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5만2300명이다. 여성 환자가 19만869명으로 남성 환자 6만1431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여성 환자 연령별로는, 50대가 31%, 60대가 25%, 40대가 17%, 70대가 16% 순이었다.
관절은 뼈와 뼈를 연결시켜주는 곳을 말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뼈를 보호해주는 윤활막에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인구의 0.5~1% 정도 발생하며, 50~60대 여성에서 호발하기 때문에 중년층이라면 더욱 눈여겨봐야 할 질환이다. 이미 손상된 관절은 이전 상태로 돌리기 힘들고 손가락 관절에 장애가 오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크므로 병이 진행되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으로 뼈를 파괴하는 중간 과정들이 알려지고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다행히 여러 특징적인 증상들과 혈액검사, 영상검사 소견들을 참고해 조기에 진단이 가능해졌고, 치료제의 향상으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혼동하기 쉽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발성으로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고, 자는 동안 악화돼 아침에 일어나면 한 시간 이상 뻣뻣하고 부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퇴행성의 경우 활동을 시작하면 더 악화되지만, 류마티스의 경우 활동을 통해 호전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퇴행성과 달리 류마티스의 경우 따뜻한 봄철이 돼도 관절이 부드러워지지 않고 여전히 뻣뻣하기 때문에, 봄철에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관절이 뻣뻣하고 1시간 이상 지나야 풀린다 ▲6주 이상 세 부위 이상의 관절이 말랑말랑하게 부어 있다 ▲항염제를 처방 받았는데도 관절통이 조절되지 않는다 ▲염증 수치가 높다 등 4가지 증상에 모두 해당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되므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평소에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관절이 붓거나 통증이 있을 때는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담배는 병의 원인 중 하나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외출 시 체온을 잘 유지하고, 비만은 체중이 관절에 압력을 가해 무리가 생기므로 체중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상훈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는 되지 않지만, 초기 면역억제제 치료가 관해를 잘 유지하면 상당 부분 약을 줄이거나 감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때로는 중단하고 추적만 하기도 한다"며 "단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절염은 겨울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관절 주위의 근육, 인대, 힘줄들이 추위로 인해 수축돼 더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봄에도 뻣뻣한 증상에 차이가 없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