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7일 자치분권 기반 구축과 주민참여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 지방분권·균형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당 내 경선기간 중 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놨던 제2국무회의 신설도 공약에 포함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과도한 권력집중을 줄여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막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한 지방분권 개헌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국민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논의를 존중한다”며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난 12일 국회 개헌특위에 참석해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 등 이른바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고 그 종류와 계층을 헌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자치분권 기반 구축을 위해 대통령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과 정례화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제2국무회의는 자치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과 국가 중장기 과제들을 다루는 최고 수준의 자치분권 논의기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해 자치사무비율을 40%까지 올리기 위한 ‘지방일괄이양법’ 제정 방침도 밝혔다.
민주주의 요소 확대를 위한 주민발의·주민소환·주민투표제 확대 실시 방침도 드러냈다. 재정분권 확대방안에 대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구조를 개선해 현재 8대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4 수준까지 개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서울 등 재정자립도가 높은 일부를 제외한 지자체장들이 ‘실권 하나 없는 지방자치제’라고 호소하는 상황을 개선해보겠다는 것이다. 집권 시 환경개선부담금·주세 등의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하고 새로운 지방세목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영유아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국민 보편적인 복지사업의 국비부담을 대폭 올리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통해 만 3~5세 무상보육(누리과정) 시행 시 예산이 각 지방 교육청에 전가됐던 상황이 재발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세종시를 자치분권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완성하는 공약에는 개헌 때 정치·행정수도의 세종시 이전도 국민의 의사를 물어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지방분권 협약식에 참석한 이기우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상임의장은 “헌법이 중앙정부는 과부하로 활동을 못하게, 지방은 손과 발을 묶어서 지역발전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새로운 국가질서 건설에 풀뿌리에서부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자치분권정책 발표, 지방분권 개헌 국민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