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낭독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의 초안을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심· 필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윤 전 대변인은 14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메시지특보로 있을 때 연설문 초안을 써서 메시지팀에 넘겨줬다”며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이야기해왔던 것들을 토대로 내용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성된 초안을 문 대통령과 캠프 내 메시지팀이 다듬어 최종본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과 함께 취임사 준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는 이후 두 번의 대변인과 연설기획비서관·제1부속실장 등을 역임했다. 재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글로 옮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참모였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민주당 대선 경선기간 중에는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내 총괄실장으로 경선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외곽에서 선대위 메시지 특보로 활약했다.
이런 그에게 취임 첫 메시지를 맡긴 것은 문 대통령의 신뢰가 높은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당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대통령 비서실장 등으로 근무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을 직접 작성했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장이 그 때 작성된 것이다. 해당 내용은 이번 취임사에도 사용됐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