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개량신약이 제약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지만 대부분 해외진출보다 내수용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 '아모잘탄'이 2009년 허가를 받은 이후 지난해까지 54개(품목 기준) 개량신약이 승인을 받았다. 8년만에 개량신약 50호를 돌파했다. 허가 건수는 2009년 2개, 2010년 6개, 2011년 2개, 2012년 6개, 2013년 15개, 2015년 13개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에는 10개 개량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국산신약은 1999년 1호 이래 18년 동안 28개가 허가를 받았다. 제약업계에 개량신약 개발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의미다
개량신약은 신약의 구조나 용도 등을 변형시킨 의약품을 말한다. 복용편의성 개선, 제형 변경 등 신약을 개량해 진보성이 인정되면 개량신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투자 비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토종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10~15년 동안 300억~500억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개량신약은 3~5년 동안 20억~30억원 투자돼 신약개발보다 부담이 적다. 기존 신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개발 실패 위험도 낮다. 개량신약은 자본력과 기술력에 있어서 열세인 국내 제약사에게 신약 개발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개량신약도 상당수다. 아모잘탄은 약 670억원이 팔리며 가장 성공한 개량신약으로 꼽힌다. 유나이티드제약 '실로스탄CR'이 230억원대, 한국얀센 '울트라셋이알서방정'이 160억원대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부광약품 '덱시드'와 한림제약 '리세넥스플러스'는 100억원대에 근접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개량신약은 내수용에 그치고 있어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 제약사들은 내수 시장의 한계로 해외진출에 매진하고 있다. 국산신약과 바이오의약품은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해외진출에 성공한 개량신약은 일부에 불과하다. 한미약품 아모잘탄은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실로스탄CR'과 '클란자CR'로 동유럽, 러시아, 중국 등에 진출했다. 부광약품은 '덱시드'로 동남아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개량신약은 효능과 편의성이 높아 파머징마켓 등에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다만 제약사들의 전략 부재로 성과가 부진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내수용으로 한정지어 개량신약을 개발한 뒤 나중에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국내 개량신약도 해외진출을 할 수 있지만 개발 초기에 전략적 접근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초기부터 수출할 국가의 시장을 분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파머징마켓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임상데이터가 필요해 이들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선 해외임상 데이터가 기본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