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사람이 아무도 타지 않은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시원스레 내달렸다. 특히 트랙 위에 서 있던 장애물 차량도 이리저리 피하며 빠른 속도로 서킷을 달리는 이색적인 모습이 펼쳐진 것이다.
현대차(005380)는 25~26일 이틀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자동차 공모전인 ‘제13회 미래차 기술공모전: 대학생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본선을 진행했다. 이날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달린 차량이 바로 현대차의 도움을 받아 대학생들이 만든 자율주행자동차였던 것이다.
현대차는 대학생이 미래차 기술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동차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공모전을 진행해 왔고, 2010년 10회 대회부터는 완성차 업계 세계 최초로 실제 무인자동차를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서킷에서 자율주행차 경진대회가 열린 것도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 없이 레이더, 카메라와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와 같은 ‘자동 항법 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제동을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챠량을 말한다.
이번 본선대회는 11개 팀이 참가해 2016년 1월부터 현대차의 도움을 받아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자율주행차로 서킷을 돌았다. 경쟁 방법은 2.6km의 서킷을 자율주행으로 총 2바퀴를 돈 뒤 가장 빠르게 완주한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때문에 참가팀들은 자율주행 및 첨단 안전 기술뿐만 아니라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지를 놓고도 경쟁했다.
이날 본선에 진출한 11개 팀 중 서킷 2바퀴를 완벽하게 완주한 팀은 3팀에 불과했다. 대다수 팀은 장애물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거나, 서킷을 돌다 갑자기 완전히 멈춰 규정된 시간을 넘겨 실격 처리되기도 했다. 1위는 지금껏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계명대가 차지했다. 2위는 한기대, 3위는 인천대 팀에게 돌아갔다.
발표심사와 예선대회를 거쳐 선발된 11개 팀은 2016년 1월부터 현대차가 제공한 연구용 차량 아반떼 1대와 연구비로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했고,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자율주행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컨셉으로 진행한 예선 대회에서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횡단보도 일시정지, 굴절코스 주행, 후방주차 등 운전면허 기능시허 8종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1등한 팀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해외 견학 기회, 2등팀에게는 상금 3000만원, 3등팀에게는 1000만원이 제공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과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2010년부터 완성차 업계로서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자동차 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 공모전을 실시함으로써 국내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의 연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계명대 자율주행차를 배경으로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