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화웨이가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며 경쟁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통신장비 공급을 가입자망과 집선망으로 넓히고 있다. 가입자망은 이동통신사의 개별 가입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통신망을 말한다. 백본망이라고도 부르는 집선망은 근거리통신망(LAN)에서 광역통신망(WAN)으로 연결하는 하나의 회선이나, 여러 회선의 모음을 뜻한다.
화웨이는 그간 최종 기지국에 들어가는 핵심 통신장비 위주로 공급했다. 가입자망이나 집선망 관련 장비를 주로 공급하던 국내 기업들과 영역이 겹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영역을 넓히면서 국내 기업들이 화웨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관계에 놓인 한 기업 관계자는 "화웨이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이지만 핵심망 위주로 공급해 시장이 겹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 우리와도 경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통신장비 기업은 화웨이의 저가 전략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화웨이는 국내 기업 장비의 반값 이하로 제품을 공급하는 저가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며 "유지보수는 2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3~4년차 계약을 할 때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네트워크 장비부문 공식 파트너사다. 화웨이는 오는 3분기까지 올림픽에 필요한 유선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한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실시간 경기 데이터 전송과 통신망 보안 모니터링 등을 맡는다.
또 화웨이는 지난 2013년부터
LG유플러스(032640)에 LTE 무선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LG유플러스의 협력업체들에게 10만여개의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칩셋과 모듈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중국 화웨이 본사는 연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제품과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반면 화웨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며 '외산의 무덤'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P9을 비롯해 비와이·H폰 등을 출시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주로 중저가 시장을 노렸지만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도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있어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전시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P10은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P10의 한국시장 출시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판매가 시작된 화웨이 스마트폰 P9과 P9플러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