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0대 국회에서 남성의 출산휴가 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낮은 출산율을 높이고 남성의 육아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다. 남성이 육아에 동참하는 문화를 조성해 여성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이들 법안이 발의된 주된 이유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지난 5일 배우자가 출산할 경우 유급 휴가 일수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남녀 공동육아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를 14일의 범위에서 10일 이상 부여하도록 하고, 최초 10일을 유급으로 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겨있다. 현행법과 비교하면 2~3배 이상 휴가 기간을 늘린 것이다. 민주당 남인순, 국민의당 김성식,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등도 지난해 배우자 출산휴가를 확대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남성의 출산휴가 기간을 최소 7일에서 최대 30일까지 늘리도록 한 것이 이들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남성의 육아휴직 기간을 의무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법안들도 속속 발의되고 있다. 국회 저출산·고령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4월 육아휴직에 따른 해고, 권고사직, 보직변경 등의 불이익 방지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육아휴직이 신청에 의해서가 아닌 자동으로 적용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남성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당 송희경 의원도 부부가 모두 근로자인 경우 남성근로자가 3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공약한대로 육아휴직을 부부가 각자 3개월씩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이른바 ‘슈퍼우먼방지법’을 곧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14일로 확대하기로 공약한 만큼 남성의 육아휴직 기간 확대를 위해 국회와 보조를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남성 육아휴직 의무사용제를 권고할 것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오는 8일 ‘인구절벽 극복을 위한 저출산 문제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분과별 합동업무보고를 통해 관련 내용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회장 배흥수)는 지난달 26일 지자체, 노동계, 종교계 언론계, 교육계, 시민단체 등 대표와 함께 저출산 대응을 위한 1차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남성의 육아참여’를 중심목표로 정시퇴근, 수요일은 패밀리데이 등 남성육아를 독려하는 인식개선 현장캠페인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