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통신기본료 인하 논쟁이 뜨겁다. 시민단체들은 2G·3G는 물론 4G까지 인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인위적인 인하는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12개 소비자단체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보편적인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현준 기자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서울YMCA 등 12개 시민단체들은 1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통신비 인하를 요구했다.
이들은 "망 설치 비용 회수를 위해 설정된 기본료는 이미 회수를 완료했으므로 2G·3G·4G 모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기본료 1만1000원을 폐지해야 할 것"이라며 "기본료가 포함된 4G는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어 4G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정액요금제에는 기본료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요금제 인가를 위해 미래부에 제출하는 서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이통3사의 총 배당액만 10조원에 육박하므로 충분히 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와 함께 미래부에 이동통신의 공공성 강화 절차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미래부는 2005년 이후 한 번도 요금제 인가를 거부한 바 없다"며 "통신원가 대비 적정 요금 수준으로 책정됐는지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통사들은 난감해하는 기류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2G와 3G 가입자는 약 819만명으로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14.7% 수준이다. 이들의 월 기본료 1만1000원을 폐지할 경우 이통3사의 연간 매출 예상 감소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2G와 3G 사용자들은 과거 01X 번호 가입자들로, 경제적 약자로만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펼친다. 특히 기본료 폐지 범위를 4G까지 확대하면 이통3사는 연간 약 7조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기본료 폐지를 비롯한 요금 인하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시장 자율성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를 이통사들이 받아들일 경우 매출이 감소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외국인·소액 주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법적 근거가 없는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면 해당 이통사 임원들은 배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오는 19일 국정기획위에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재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미래부는 지난 10일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보고했지만 국정기획위는 미흡하다며 추가 보고를 요구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