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11년이 지난 가운데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의 비중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0인 이상의 대기업은 도입비율이 87%에 달했지만, 30인 미만 중소기업은 15% 수준에 그쳤다.
18일 보험연구원 류건식 선임연구위원과 이태열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 퇴직연금 도입 실태 및 대책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47조원으로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15.3%에 그쳐 퇴직연금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장 별로 살펴보면 10인 미만 사업자의 퇴직연금 도입비율은 12% 였으며 10~29인 40.9%, 30~99인 48.4%, 100~299인 63.8%, 500인 이상 97%로 30인 미만의 평균은 15.3%, 300인 이상의 평균은 86.7%로 나타났다.
류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퇴직연금 도입 지원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은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달리 별도의 차별화된 운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비재무적 지원을 보다 강화하는 추세다.
재무적 지원 대책은 퇴직연금 가입 시 사용자 기여금의 일부를 정부재원으로 지원하거나 중소기업이 운영자금(사업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는 퇴직연금 특별대출제도 도입 등이 꼽힌다. 비재무적 지원 대책은 가입요건 간소화, 컨설팅 등 운용서비스 지원, 투자 교육 강화 및 의무화, 안정적 투자상품(디폴트 옵션) 제공 등이다.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줄여주는 퇴직연금 특별대출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중소기업 재정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장 규모별로 재정지원 수준을 차별화하고 지원시한을 3년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투자 교육 강화를 위한 전문교육기관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류 선임연구원은 "퇴직연금 가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집합형 DC 형태로 운용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투자 지식 미흡을 고려해 중립적 기관을 통한 투자 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