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료실을 찾은 ADHD 아동과 긴 상담을 했다. 초등학교 2학년으로 수업시간에 착석과 유지가 잘 안되어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타 병원에서 이미 ADHD 진단을 받아 초등학교 1학년에 걸쳐 유명한 심리상담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부모의 양육태도를 위한 교정도 함께하며, 장시간 치료했지만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했다. ADHD는 심리상의 문제가 아니라 뇌신경상의 이상발달이 문제다. 그러기에 심리치료나 양육태도 교정으로 치료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부모는 헛수고를 했다고 한탄을 하셨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아이의 학습상태를 여쭈어보니 학습능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상세히 물으니 자기 스스로 능동적인 학습을 하지 않는 상태였다. 어머니가 밀착하여 문제를 하나하나 일일이 가르치며 학업을 지도하고 있었기에 학업수행능력에는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ADHD 아동에게서 학습장애의 문제가 본격화 될 시기는 주로 고학년이 되면서이다. 3~4학년을 경과하면 자기 스스로 독립적인 학습을 해야 할 연령대이다. 뿐만 아니라 이때는 고차원적인 사고력이 요구되며 학습난이도가 상승한다. 고난이도 문제는 집중력을 상당시간 유지해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스스로 집중력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갖춰져 있이 않으면 심각한 학습장애 현상이 나타난다.
저학년시기 ADHD의 학습장애는 은폐되는 경향이 있다. 부모주도의 학습습관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자력의 학습보다는 개인교습을 이용한 학습이 많은 상태에서 문제 은폐가 더 많아진다. 문제는 저학년시기에는 그나마 치료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뇌의 이상 현상이 고착화되어 교정이 어려워지게 된다. 그러므로 저학년시기 ADHD 경향이 있다면, 학습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