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작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급등한 상황에서 최근 취임한 권희백 대표가 상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225억원의 영업이익에 이어 2분기에도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작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913억원, 10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승주 전 대표가 작년 2월말 구원투수로 부임한 후 3분기 61억원 영업이익, 4분기 7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지만 작년 한 해 영업적자는 1929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225억원, 당기순이익 175억원으로 두 부문 모두 흑자전환했다. 2분기에도 흑자일 경우 2개 분기 연속 호실적을 거두면서 작년 대규모 적자 충격에서 벗어나게 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부터 ELS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투자은행(IB)과 리테일 분야 강화를 추진하면서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올해 1분기에는 IB와 리테일은 물론 자산관리(WM)과 트레이딩 부문까지 고른 실적을 거뒀으며, 2분기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에 비해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점도 올해 한화투자증권의 회복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작년 9월말 한화투자증권은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신주발행가는 2245원이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유상증자 직전 2335원까지 하락해 신주발행가에 근접하면서 유상증자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올해 1월초 2085원까지 하락했다가 이날 3675원까지 76.26% 상승하면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달 4일에는 39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이달 1일 취임한 권 대표는 조용하지만 내실있는 경영을 통해 올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당면 과제인 ‘흑자 경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권 대표가 1988년 입사한 이후 1년4개월 동안 한화생명보험 투자부문장으로 재직했던 기간을 빼면 30년 가까이 증권사에서 영업, 기획, 운용, 리스크 관리 등을 담당해 증권 분야에 전문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의 실적악화 원인이 ELS 운용 손실이라는 점에서 증권맨으로 평가받는 권 대표의 전문성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한화그룹 인사발표에서도 그룹 측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증권업 시장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재무건전성 개선과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증권 전문인력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보통 ELS 리스크는 3년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아직 불안요소가 남아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올해 실적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회복의 기틀은 마련한 만큼 흑자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들어 작년 부진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최근 취임한 권희백 대표가 상승세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