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학생이 전국에 3만7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감은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초4~고3)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관련 경험·인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에는 전체 대상 학생의 94.9%인 419만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비율(피해 응답률)은 0.9%(3만7000명)로 지난해 1차 조사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학교 급별 피해응답률은 초등학교가 2.1%(2만6400명)으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0.5%(6300명), 고등학교 0.3%(4500명) 순이었다. 특히, 초등학생 중에서는 4학년 피해응답률이 3.7%로 가장 높았고, 5학년(1.5%), 6학년(0.8%)이 각각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응답률 역시 초등학교 5.3%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7%, 고등학교 1.1%로 각각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유형 중에서는 ‘언어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학생 1000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6.3건), 집단따돌림(3.1건), 스토킹(2.3건), 신체폭행(2.2건) 순이었다. 피해유형별 비율도 언어폭력(34.1%)이 가장 빈번했고, 집단따돌림(16.6%), 스토킹(12.3%), 신체폭행(11.7%)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다수의 학교폭력은 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학교 안'(67.1%)에서 발생했다. 장소별로는 '교실 안'(28.9%)이 가장 높았고, 이어 '복도'(14.1%), '운동장'(9.6%) 순이었다. 학교폭력 발생 시간은 '쉬는 시간'(32.8%), '점심시간'(17.2%), '하교 이후'(15.7%), '수업 시간'(8.0%)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유형은 대다수가 동급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학생이 응답한 가해자 유형은 '동학교 같은 반'(44.2%)이 가장 많았고, '동학교 동학년'(31.8%), '동학교 다른 학년'(9.4%), '타학교 학생'(4.1%) 순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한 뒤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78.8%로 나타났고, 대상은 '가족'(45.4%), '학교'(16.4%), '친구나 선배'(11.0%)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학교폭력을 목격한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78.9 %였고, '모르는 척 했다'는 응답은 20.3%로 각각 나타났다.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전반적인 피해응답률은 감소한 반면 학교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건수는 증가했다. 2016년 심의건수는 총 2만3673건으로 2015년 1만9968건보다 18.6%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서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자치위원회를 개최해 처리하고, 학생과 학부모도 적극적으로 대처한 최근의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향후 교육부는 연 2회 실시한 전수조사 방식을 표본조사 방식으로의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초4~고3까지 동일한 설문문항을 적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학생 발달단계와 인식수준을 고려한 초등학생용 문항을 개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실태조사 개편을 위한 정책연구를 진행 중으로 이를 토대로 하반기에 학교폭력 실태조사 개편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숭곡초등학교에서 배우 김보성과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이긴다'는 의미를 담은 플래시몹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