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4세 어린이가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뒤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
HUS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합병증으로 여름철 어린아이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면역체계가 약해 세균에 오염된 식품을 먹었을 때 피해가 더 큽니다.
3.
어린이의 식생활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은 수십 년을 거치면서 크게 달라졌습니다. 1960년대~1970년대 영양결핍, 1990년대 과잉섭취, 2000년대에 들어 칼로리는 높지만 영양은 부족한 정크푸드와 위생적으로 불량한 식품들이 어린이의 생활주변에 증가하고 있습니다.
4.
정부는 2008년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을 제정해 학교와 학교 주변 200m 안에서 건강저해식품과 불량식품 등의 판매를 금지하는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즉 그린푸드존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5.
하지만 어린이 외식 안전 관리 기준은 허술합니다. 외식업체에서 피자, 햄버거 등 어린이 기호식품을 판매할 때 알레르기 정보를 표기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어린이 전용 메뉴는 어른들이 먹는 메뉴에 비해 양만 적을 뿐입니다. 면역체계가 덜 발달한 어린이가 먹는 육가공품이 설익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메뉴와 조리법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6.
미국은 어떨까요? 식품안전 현대화법(FSMA)에 따르면 병원균 제거를 위한 가열처리를 확인하기 위해 온도계와 같은 도구로 정확하게 모니터링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각 시·도에서 어린이 외식 식품을 직접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7.
‘햄버거병’ 논란을 계기로 국민들의 식품 안전 관리 요구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린이 식품 위생과 안전 원칙에 관한 훈련 및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김이향 기자 lookyh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