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로 극명하게 갈린 국내공항 실적

중국 의존 낮은 대구공항 여객 전년비 46.6% 급증
제주·청주는 국내여객 증가 불구 제자리 걸음

입력 : 2017-07-25 오후 4:28:5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공항의 올 상반기 희비가 업계 최대 화두였던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갈렸다.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지방공항 국제선 여객은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에 집중한 지역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25일 한국공항공사(KA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15개 공항의 국제선 여객 실적은 중국 노선 의존도에 따라 전년 대비 1.5배 성장한 곳부터 두 자릿수 대 하락폭을 기록한 곳까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전국 15개 공항이 6976만5307명의 여객을 수송하며 전년 대비 6.8%의 평균 여객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대구공항은 46.6%(110만3621명→163만7078명)로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 공항으로 꼽히는 인천·김포공항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공항, 남부지역 관문 공항으로 이용되는 김해공항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여객 수송량이다.
 
대구공항이 이처럼 높은 여객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낮은 중국 관광객 의존도다. 상반기 대구공항 국제선 가운데 중국 여객은 10.4%로 일본(58.4%), 동남아(28.4%)에 비해 크게 낮은 비중을 보였다.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중국 여객 급감에 따라 일본 및 동남아 노선 여객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해당 지역의 높은 여객 비중에 힘입어 큰 폭의 여객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대구공항의 국내선 여객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18.1%(85만237명→100만5631명)에 그쳤지만, 국제선은 149.2%(25만3384명→63만1447명)의 폭발적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여객 비중이 전체 국제선 여객의 10%에 불과한 대구공항이 일본 및 동남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6.6%의 여객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구공항 전경. 사진/뉴시스
 
이는 중국 여객 비중이 81.6%인 제주공항과 80.6%를 차지하는 청주공항의 국제선 여객이 1년새 51.3%, 61.9%씩 감소한 것과 상반된 수치다. 제주공항은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이 전체 국제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2%이며, 청주공항은 일본노선이 아예 없는데다 동남아 노선 역시 16.3%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과 청주공항은 국내선 여객이 7.2%, 18.3%씩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여객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경우 저가항공사를 통한 수요가 대부분인데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의 국내 항공사 부정기편 승인 거부 등이 이어지며 대체 수요로 꼽히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 비중이 높은 공항의 여객 증가율이 두드러질 수 밖 에 없었다"며 “상반기 내내 지속된 사드 보복 조치에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지방공항들도 잇달아 일본 및 동남아 노선 추가 유치에 나섰지만 항공사 스케쥴 문제로 한계를 보이며 전반적인 타격을 상쇄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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