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위기극복체제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조직과 구성원을 독려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이 과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GASCO)로부터 수주한 대규모 가스 플랜트의 공사현장 모습이다. 사진/현대건설
27일 현대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이 4조2178억원, 영업이익이 281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각각 2.1%, 23.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로 보면 현대건설은 매출 8조3475억원, 영업이익 51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2290억원에 이어 2818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2분기 이란 캉간 석유화학단지, 싱가포르 매립공사,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등을 수주해 9조3405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상반기 기준으로 66조7805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약 3~4년간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에 주요 주택사업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연간 목표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수현 사장은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기조 아래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 돌발악재가 산재해 있어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 사장은 최근 본부장, 지시장, 현장소장 등을 본사로 불러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하반기 수주 총력 및 생존 전략 공유’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력’과 ‘생존’이라는 단어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현대건설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외 영업관련 부서의 시스템을 점검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사진/현대건설
특히 조직과 구성원간 위기의식을 공유함으로써 돌발변수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해외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국발 추가 금리인상, 대출 규제, SOC(사회간접자본) 축소, 정부의 고강도 후속 부동산 대책까지 예정돼 있어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 주택사업 분양물량의 90% 이상이 하반기 집중돼 있다. 해외사업부문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상황에서 국내 주택사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6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2784가구) ▲8월 북아현 1-1(1226가구), 고덕3단지 재건축(4066가구) ▲9월 신길9구역 재개발(1464가구), 천안 동남구청사 도시재생(451가구) ▲10월 하남 감일지구(2533가구), 송도 6, 8공구 A14블록(1083가구), 부산 연산3 재개발(1663가구) ▲11월 세종 6-4(3100가구), 안양 호원초(3850가구) ▲12월 응암1구역 재개발(879가구), 김포 향산리(3506가구) 등을 분양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쟁력 우위 공종에 집중하는 수주전략과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및 미청구공사 감소 등으로 상반기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달성했다”며 “향후 기술 및 수행 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성장으로 시장 신뢰를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