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투자를 중단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OLED는 LCD에 비해 중국과 기술격차가 있고, 시장 수요가 급증해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OLED 투자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파주 신공장에 10.5세대 OLED, 구미에 6세대 중소형 OLED 등 7조8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광저우에도 8.5세대 OLED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OLED에 사활을 걸었다”면서 “LCD TV와 관련한 추가 투자는 별도로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모니터, 노트북 PC 등에서 고사양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에 LCD 투자는 일부 있다“면서도 ”현재 계획대로 (경북 구미 LCD 패널 생산라인) P2·P3·P4 공장은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매출의 90%는 LCD 패널에서 나온다. OLED 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한데다 초기 투자단계라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OLED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려 LCD와 균형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2020년에는 LCD와 OLED의 비율이 6대 4 또는 65대 35가 될 것”이라면서 “기존 투자했던 TV용 OLED 패널의 생산능력은 올해 하반기 6만장에 이를 전망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이에 대해 흑자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형 OLED부문에서는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자사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 분야 1위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생산규모 측면에서는 후발주자지만, LG전자 스마트워치, 고객사(애플)워치 등에 납품한 경험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에 역량을 쏟아 붓는 것은 OLED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 부회장은 “2020년 60인치 이상 TV 시장이 45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OLED가 650만대(약 14%) 이상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OLED는 증착의 균일성, 인캡 얼룩 등 여러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구현이 어렵다”면서 “2019년 2분기부터 OLED를 양산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보다 좀 더 빨리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가 흑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광저우 OLED 합작공장과 관련, 일각에서 기술유출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서는 “이전에도 광저우에 LCD 생산법인을 역시 현지 정부와 합작으로 설립했지만, 철저한 보안 방침을 통해 기술이 유출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방수 LG디스플레이 부사장도 “정부가 국가정보원 등을 통해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협력하고 있어 기술 유출 염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