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정부와 여당이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에 대한 증세에 공감했다. 또 일자리 창출 기업과 정규직 전환에 나선 기업들에게 세금 공제가 확대되고 영세자영업자의 체납세금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과표 5억원 초과 초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과표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의 법인세율을 25%로 인상하는 이른바 ‘슈퍼리치 증세’에 대해 공감했다. 앞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소득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한 과세 표준을 신설해 법인세율 25%(현 22%) 적용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에 대한 소득세율 40%(현 38%)로 인상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현 40%)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상생협력에 기반을 둔 포용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세부담 여력이 있는 초고소득자·초대기업에 대한 과세 정상화가 필요하고, 추가적인 최고세율을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당 입장을 전달했다”며 “정부는 당 입장에 공감을 표시했고, 전문가 등 국민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세액 인상에 대한 정부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당정협의를 토대로 다음달 2일 세법 개정안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올 정기국회에서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다.
김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고용을 증가시킨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고용증대세제가 신설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임금을 올리는 등 일자리 질을 향상시킨 기업에 대해 세액 공제도 확대된다.
이와 함께 소득재분배 개선을 위해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세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위해 한시적으로 체납세금을 면제해 주고, 영세음식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또 저소득층 가구 소득 증대를 위해 근로장려금 지원 금액을 인상하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평소 당에서 주장해온 바와 같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민, 중산층, 영세자영업자의 세 부담을 줄이는 세법개정안을 마련했다”며 “당에서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소득 종합과세나 부동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분리과세 등에 대해서는 이번 세법 개정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2017년 세법개정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