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전 세계에서 40만대 이상 판매된 BMW의 4시리즈가 출시 이후 4년 만에 새 단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BMW 짝수시리즈 중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4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버전인 '뉴4시리즈'는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BMW만의 세련미를 높이고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BMW는 쿠페와 그란쿠페, 컨버터블에 고성능 모델인 뉴M4 쿠페·컨버터블 등 5종을 선보였다.
지난 28일 뉴4시리즈 그란쿠페를 타고 부산 기장군 힐튼호텔에서 울산 간절곶을 경유해 돌아오는 왕복 100km 구간을 달려봤다. 도심과 고속도로, 해안도로 등을 지나는 코스로, 이날 시승한 모델은 뉴4시리즈 그란쿠페 420i 기본트림 모델이다.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옆 모습은 높은 허리선과 매끈한 곡선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심수진 기자
기존 4시리즈와 비교해 뉴4시리즈의 전면부는 외관상 눈에 확 들어올만큼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그럼에도 원형에서 육각형으로 바뀐 트윈 헤드라이트가 전면부의 강렬한 인상을 강조했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더 넓어지는 대형 공기흡입구는 차체의 너비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후면에서는 풀LED 리어라이트와 에이프런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차량 전면부의 너비감에서 묵직함이 느껴졌다면 후면부에서는 차체 아랫쪽으로 갈수록 날렵하게 빠진 디자인에서 스포티함이 느껴졌다.
BMW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앞모습은 아랫쪽의 대형 공기흡입구가 차량 가장자리로 갈수록 더 넓어져 차의 볼륨감이 강조됐다. 사진/심수진 기자
BMW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헤드라이트는 기존 원형에서 육각형 디자인으로 바뀌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눈썹' 형태의 날렵한 LED지시등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사진/심수진 기자
BMW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뒷모습은 리어라이트와 에이프런이 장착돼 볼륨감과 스포티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사진/심수진 기자
BMW 뉴4시리즈에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의 풀LED리어라이트. 사진/심수진 기자
앞좌석과 뒷좌석에 각각 앉아보니 앞좌석의 무게중심을 낮춘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4시리즈는 3시리즈보다 무게중심을 30mm(그란쿠페 기준) 낮춰 주행감을 높였다. 다만 깊어진 앞좌석에 비해 헤드룸은 넉넉치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 여성이 운전할 때는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공간이었으나 남성 운전자가 앉았을 때는 공간 여유가 부족해 보였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하고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그란쿠페의 정숙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속 120~140km까지 속도를 내도 체감상 80km정도의 속도로 느껴질 만큼 조용했다. 160km까지 속도를 냈을 때에도 풍절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앞좌석에 비해 뒷좌석에서는 100km이상 속도를 냈을 때 노면 소음이 들리긴 했지만 차 안에서의 대화에 지장을 줄 만큼은 아니었다.
BMW 뉴4시리즈에는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기본 장착됐다. 변속기 왼쪽에 스포츠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 운전 중 조작이 편리하다. 사진/심수진 기자
BMW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센터페시아. 내비게이션은 두 개의 화면으로 분할해 사용자의 인터페이스에 맞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심수진 기자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더욱 운전하는 묘미가 느껴졌다. 속력을 내면서 그란쿠페의 날렵함과 가벼움이 주행감을 더 높였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는 버튼은 변속기 왼쪽에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운전 중에도 쉽게 변경이 가능했다.
구불구불하고 경사진 구간에서 뉴4시리즈에서 강조된 역동적인 핸들링을 제대로 경험했다. 뉴4시리즈의 쿠페와 그란쿠페 모델은 댐핑 기능(차량 진동을 흡수하는 것) 향상과 스티어링 설정을 통해 핸들링 기능을 높였다. 운전에 숙련되지 않은 기자도 정밀한 핸들링 덕분에 코너링이 많았던 구간 주행을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트렁크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여유로웠다. 15인치 노트북 가방 세개를 넣고도 공간이 넉넉했다. 적재공간이 커 골프백 두 개 정도는 거뜬해 보인다.
BMW 뉴4시리즈 그란쿠페의 트렁크. 노트북용 백팩 3개를 넣고도 앞쪽으로 남은 공간이 넉넉했다. 사진/심수진 기자
내비게이션 기능과 뒷좌석 승차감은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내비게이션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했으나 성능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기본 장착된 네비게이션은 반응 속도가 느리고 조작에 시간이 걸려 답답함이 있었다.
또 '패밀리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뒷좌석 탑승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뒷좌석 레그룸은 그리 넓지도 답답하지도 않았으나, 2열 시트의 기울기가 문제였다. 폴딩이 되지 않음에도 등받이 기울기가 크지 않아 오랜 시간 앉아있기엔 불편했다. 트렁크 공간은 여유로웠지만 그만큼 2열 좌석 공간 확보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앞좌석 시트와 달리 뒷좌석 쿠션감이 떨어진다는 점도 아쉬웠다. 오히려 뒷좌석 승차감은 쿠페가 훨씬 좋았다. 쿠페와 그란쿠페의 레그룸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2열 시트 등받이의 기울기와 쿠션감은 쿠페가 더 편안했다.
뉴4시리즈 그란쿠페 420i럭셔리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1.1km이다. 간절곶에서 돌아와 연비를 확인해보니 이보다 높은 리터당 14.2km를 기록했다.
뉴4시리즈의 가격은 쿠페가 5800만~6690만원, 컨버터블이 7730만원, 그란쿠페는 5800만~8450만원이며, 기존 M모델보다 한 단계 상위버전인 뉴M4 쿠페 컴페티션은 1억1780만원, 뉴M4 컨버터블 컴페티션은 1억2530만원이다.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BMW 뉴4시리즈. 사진/BMW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