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알뜰폰…LTE 도매대가 협상 '표류'

약정할인율 논란에 도매대가 협상도 못해…보편요금제 도입에 가입자 이탈까지 '사면초가'

입력 : 2017-08-02 오후 4:38:46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알뜰폰의 LTE 도매대가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등 굵직한 통신비 인하 이슈에 밀린 탓이다. 보편요금제 도입까지 더해지면서 알뜰폰 업체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LTE 도매대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시장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이 협상한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들이 망을 빌리는 이동통신사에게 지불하는 대가다. SK텔레콤과의 LTE 도매대가가 결정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간다. 알뜰폰 업체들은 LTE 도매대가를 기존 40~50%에서 30%대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매대가가 인하되면 보편요금제가 나오더라도 더 저렴하고 다양한 LTE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유지된다.
 
하지만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놓고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LTE 도매대가 협상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일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이 회사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 우선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LTE 도매대가 협상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도 "LTE 도매대가 협상은 진도가 느린 상태”라며 “협상 시점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텔레콤 모델들이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프로모션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세종텔레콤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사들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쓴다. 대신 이통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편성,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빈 틈을 공략한다. 문제는 도매대가다. LTE의 경우 40~50%에 달해 원가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출혈경쟁이 아니고서는 이통사에 대한 대적이 사실상 어렵다. 
 
알뜰폰 업체들은 이와 함께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 중 특히 보편요금제에 반대하고 나섰다. 정부가 내놓은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의 요금에 데이터 1GB·음성 200분·문자 무제한을 포함한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보편요금제와 비슷한 요금제가 이미 알뜰폰에 있다"며 "보편요금제가 이대로 출시되면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통3사로의 가입자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어 알뜰폰 업계의 시름은 더 깊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옮긴 가입자 수가 3사에서 유입되는 고객 수를 처음으로 앞섰다. 7월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옮긴 가입자는 6만3113명으로,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 5만9256명보다 3857명 많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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