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유가 변동에 상반기 롤러코스터를 탄 국내 정유업계가 하반기 반등할 전망이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우호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을 만회할 기대감이 커졌다. 모처럼 괄목할 만한 증가율을 보인 국제유가와 함께 정제마진과 수급 역시 안정적 흐름을 찾아가고 있다.
상반기 정유업계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1분기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안정적 국제유가와 양호한 정제마진에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2분기 유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Oil, 현대오일뱅크 등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62.4%, 81.7%, 28.9% 영업이익이 크게 후퇴했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GS칼텍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에도 업계 표정은 비교적 여유가 있다. 2분기 실적 악화는 예고됐다는 점에서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만큼 향후 기대감이 커졌다.
2분기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에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던 국내 정유업계가 최근 무게가 실리고 있는 하반기 반등론에 미소짓고 있다. 이라크 바스라 인근에 있는 루마일라 정유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각종 지표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두달여 만에 50달러선을 회복했다. 월간 유가 상승폭 역시 9%로, 올 들어 최대치다. 2월 배럴당 55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지난 6월 40달러 초반까지 떨어지며 하반기 유가 회복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만한 움직임이다.
글로벌 금융기업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27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제유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내다봤다. 꾸준한 원유 수요 증가 속에 미국 재고량 감소와 중동지역 수출 물량 축소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사 수익성의 주요 지표가 되는 정제마진 역시 하반기 전망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 중이다. 배럴당 6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정제마진이 지난달 말 7달러 후반까지 상승한 데다, 신흥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유류 수요 회복에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손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일회성 손실의 성격이 짙었다"며 "최근 유가 회복 전망에 다시 무게가 실리는 데다, 비수기임에도 신흥국 수요 증가에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게 든든하게 작용 중”이라고 말했다. 또 “동절기를 앞두고 유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정유사들 공급이 제한되는 만큼 3분기는 2분기 대비 큰 폭의 회복세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