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학교 비정규직 2841명 무기계약직 전환

55세 이상 고령자 등 대상…기간제교사는 제외

입력 : 2017-08-02 오후 4:08:4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상시·지속 업무를 담당하는 학교 비정규직 2841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내년부터 생활임금을 기존 804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그동안 학교비정규직의 불합리한 고용과 처우개선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각종 법령과 예산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더는 미루지 말고 과감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교육감으로서의 책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우선 현행 법령에서 제한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한 상시·지속적 업무를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 2841명을 무기계약직 전환할 방침이다. 
 
대상자는 55세 이상 고령자 1388명을 비롯해 주 15시간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1306명, 한시적 사업 근로자 118명 등 총 2841명이다. 직종별로는 학교보안관 1133명, 배식실무사 830명, 돌봄전담사 165명, 청소원 154명, 도서관연장운영인력 135명, 시설관리자 75명 등이다. 
 
다만,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스포츠 강사 등 기간제교사는 대상에서 빠졌다. 조 교육감은 별도의 논의를 위한 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현 정부에서는 정규직 전환 제외 범주로 설정했지만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상시·지속 업무처리와 생명·안전 관련 분야의 간접고용 근로자 2928명(2016년 7월 기준)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한다. 시교육청은 노사협의기구를 통해 교육청 민원을 처리하는 콜센터 직원(36명)부터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는 처음으로 내년부터 생활임금 시급을 기존 804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한다. 생활임금은 주거비·교육비·교통비·식비·문화비 등을 사용하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책정된 임금을 말한다. 
 
생활임금 대상자는 채용기간 1년 미만의 교육공무직원 등으로 법령상 무기계약 전환이 될 수 없는 학교비정규직들이다. 출산휴가 대체 인력, 도서관 연장 운영 인력, 배식 실무사, 중증 장애인 근로자 등 8개 직종 2245명이다. 생활임금 1만원 적용 시 이들의 한달(주 40시간) 월급은 종전 168만원에서 209만원으로 24.4% 상승한다. 시교육청은 필요 예산으로 55억원을 책정했다. 
 
조교육감은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비정규직에게 시간당 임금 1만원을 지급하는 상징적인 정책은 큰 반향과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면서도 “시교육청은 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고, '모범 사용자'의 역할도 있다”며 생활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또 적용 법규에 따라 근무시간이 각각 달랐던 공무원과 교육공무원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오는 2019년부터 실시될 순환전보 교류 문제, 단체교섭 직종범위 확대 문제 등 주요 핵심문제에 대해서는 노사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조리사 직종과 사서 직종 문제도 개선한다. 시교육청은 이미 지난달부터 학교의 조리사 모집 시 조리종사원 중 자격 있는 자를 발탁하는 내부 승진제도를 실시해오고 있다. 내년부터는 관련 규칙을 개정해 사서직종 명칭을 통일하고, 처우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 차별을 해소할 예정이다. 
 
 
조희연(가운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정책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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