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10만원을 넘는 고가의 스포츠브랜드 운동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은 가격대비 기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10개 스포츠브랜드의 운동화들을 대상으로 기능성, 내구성, 안전성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내놨다. 최근 편안한 복장이 인기를 얻으면서 일상생활부터 워킹·런닝 등의 운동까지 활용할 수 있는 운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품질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조사결과 전체 브랜드의 제품 모두 폼알데하이드 등 유해물질 함유 여부는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하지만 충격흡수 등의 기능성과 쉽게 닳지 않는 정도인 내마모성 등에서는 제품에 따라 성능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일부 유명 제품들은 1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기능성은 저조했다. 아식스의 '퓨젝스러쉬' 런닝화는 10만9000원으로 가격이 높지만 건조 조건에서 갑피의 내마모성이 2만5600회 미만으로 권장기준에 미흡했다. 내마모성은 반복적 마찰에 의해 신발 겉감인 갑피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마찰이 2만5600회 반복되기 전에 손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나이키의 '루나템포2' 런닝화는 12만9000원으로 10개 런닝화 제품중 2번째로 비싸지만 젖은 바닥 조건에서의 미끄럼 저항과 충격흡수, 겉창의 내마모성이 다른 제품에 비해 떨어졌다. 다만 이 제품은 중량이 220g으로 런닝화 중 2번째로 가볍다는 장점이 있었다.
뉴발란스 'MW880PK3' 워킹화는 조사대상 3개 제품중 가장 무거웠고, 가격은 13만9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운동화 접착부위가 떨어지지 않는 정도를 시험한 박리강도 부문에서도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저렴한 편에 속하는 운동화 중 일부는 양호한 성능을 보였다. 프로스펙스 '마하런101' 런닝화는 6만9000원으로 런닝화 10개 제품 중 가장 저렴했다. 그럼에도 젖은 바닥 조건에서의 미끄럼 저항과 충격흡수가 '상대적으로 우수'했고, 박리강도가 런닝화의 평균보다도 높았다. 중량 또한 230g으로 런닝화의 평균수준을 보였다.
이밖에 데상트의 '스퍼트액션' 런닝화는 10만9000원으로 런닝화 10개 제품중 3번째로 비쌌지만 성능도 우수한 편에 속했다. 젖은 바닥 조건에서의 미끄럼 저항과 충격흡수, 겉창의 내마모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했고, 박리강도가 런닝화의 평균보다 높았다.
한은주 소비자원 화학섬유팀장은 "시중에 판매되는 운동화의 내구성이나 충격흡수 등 여러 성능이 제품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운동화를 살 때 디자인 등 감각적 요소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착용 목적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발 바닥이 많이 닳은 운동화는 미끄럼 저항·충격흡수 등의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므로 새로운 신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각 브랜드의 운동화들 중 가격이 가장 저렴한 모델 총 13개(런닝화 10개, 워킹화 3개)를 대상으로 올 2월부터 7월까지 조사를 실시해 이뤄졌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가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10개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 총 13개를 대상으로 성능 시험 평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