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동통신사보다 알뜰폰을 먼저 만났다.
이 위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알뜰통신사업자와의 간담회에서 "알뜰폰 가입자를 빼앗기 위한 일부 대형 이통사의 마케팅에 의해 알뜰폰 가입자가 지난 7월 처음으로 줄었다"며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이통사보다 열위에 있는 알뜰폰 사업자의 의견을 먼저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오른쪽 넷째)과 알뜰폰 사업자 대표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4월 기준 710만명을 기록하며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1.4%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7월에는 3947명의 알뜰폰 가입자가 이통3사로 이동했다. 알뜰폰이 이통3사로부터 유치한 가입자보다 빼앗긴 가입자가 많은 것은 번호이동 시스템 개통 이후 처음이다. 이 위원장은 "알뜰폰은 이통3사에 비해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경쟁력 있는 보급형 중저가 단말기를 출시하는 등 가계 통신비 인하에 큰 역할을 했다"며 "저소득층 및 장애인을 위한 복지 요금제도 출시해 통신의 공적 책무도 충실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질적 성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소비자 간담회에서 일부 알뜰폰 사업자의 불법 영업 행위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올 하반기에 이메일, 요금고지서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법에 대해 알리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며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알뜰폰 업계에서는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과 윤기한 머천드코리아 대표 등 7명의 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통3사의 타깃 마케팅을 근절해줄 것을 요청했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판매점들에게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더 주는 타깃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방통위에 요청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알뜰폰 이외에 이통사와 포털 등 통신 관련 사업자들을 추가로 만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지난 위원장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방통위원장들은 취임 후 사업자들을 먼저 만났지만 이 위원장은 해직 기자와 소비자들을 먼저 만났다. 이 위원장은 4일 MBC 해직기자인 이용마 기자를 만난 후 해직 언론인들과 면담했다. 9일에는 11개 소비자 단체들과 만났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