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하반기 반전을 노린다. 올 7월까지 누적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조직 정비 등 실적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7월까지 중국에서 총 35만1292대를 판매했다. 전년(59만2785대) 같은 기간 대비 40.7% 급감한 극심한 부진이다. 회복 기미도 없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8.6% 감소한 5만15대를 중국에서 판매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이후 중국에서 현대차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있었지만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기아차 역시 중국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는 올 7월까지 중국에서 총 14만967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32만7089대) 54.2% 판매량이 급감했다. 7월 판매량도 2만2대에 그쳐 4만1500대를 판매한 전년 동월보다 51.2%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더하면 올 7월까지 누적판매량은 50만964대로, 전년 동기(91만9874대) 대비 45.5% 크게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8월 중국 판매량도 크게 회복될 기미는 없어 보인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중국 실적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중국사업본부의 상품 전략 기능과 연구개발본부 내 연구개발 기능을 통합해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신설, 입지 회복에 나선다. 앞으로 중국에 출시하는 차량의 기획과 제품 개발 등을 총괄하며 대륙 공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낸다. 신임 본부장에는 연구개발본부 총괄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제네시스 EQ900와 코나 신차 출시 업무를 맡았던 정락 부사장을 임명했다. 중국제품개발본부는 중국상품사업부와 중국기술연구소로 구성된다.
사드 역풍으로 올해 3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중국시장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은 일찍부터 시작됐다. 지난 6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먼 로스트 전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총괄을 현대차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한 바 있다. 로스트는 2008년부터 폭스바겐 중국 자동차 디자인을 담당해 온 인물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인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6월부터는 중국시장 실적 회복을 위해 관련 태스크포스(TF)도 운영 중이다. 이번 중국제품개발본부 신설 등 조직 개편도 해당 TF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갖은 노력에도 추락한 중국시장 지위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업체들 간 다국적 전장으로 변모한 지 오래인 데다, 사드 후폭풍은 현대차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외교 현안으로 결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