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2012년부터 1조원 가량을 투입한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의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이 추석 연휴가 끝난 10일부터 도입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S-ERP 도입을 위해 추석 연휴 전날인 9월29일부터 시스템 변경 작업을 진행한다. S-ERP는 과거 삼성전자 등 비금융 계열사들이 시스템 도입 효과를 보면서 금융계열사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2012년부터 도입을 준비해왔다.
삼성 보험계열사의 S-ERP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품개발과 영업, 고객 및 계약관리, 원가 관리, 자산운용, 경영관리 등 회사 전반의 업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계약 한 건 단위로 드는 수수료 비용과 원가, 자산운용 내용, 보험금 적립 등을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측은 이번 시스템을 통해 원가 절감과 자원 효율화 등 경영전략 수립에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반·장기·자동차 등 사업별 관리체계에서 고객 중심의 통합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해 신규고객 발굴과 보유고객 유지 등 고객기반 확대가 가능해지며 모든 업무 처리 방식이 전산화·표준화되면서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S-ERP 시스템을 기반으로 손익관리체계를 정교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통한 전사 통합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중심의 경영관리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진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새로운 S-ERP 시스템은 회사의 경영자원을 계획, 운영하는 전사적 관리 시스템"이라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업무처리 수준을 상향 평준화해 견실경영을 지원하는 도구로 영업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빠른 업무처리 및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년이라는 시간이 말해 주듯 S-ERP 도입은 순탄치 않았다. 도입 초기인 2012년 국내 SAP(ERP의 베이스 프로그램) 전문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지만 삼성 금융계열사의 ERP 시스템 구축은 백지화 위기를 맞았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권역별 특성 차이가 뚜렷해 이를 아우르는 통합 ERP 구축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3월께 삼성 보험계열사에 도입 예정이었지만 방대한 데이터로 인한 오류를 잡는 작업에 시간이 걸려 7개월가량 미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기반의 시스템이라 보험사에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시스템이 도입됐다"며 "IFRS21 도입으로 사업비와 영업비용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S-ERP 도입은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