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김영하의 동명 소설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영풍문고가 집계한 ‘9월6~12일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에 따르면 2013년 출간된 ‘살인자의 기억법’은 이번주 새롭게 정상에 올랐다. 인터파크도서(5~11일)와 예스24(4~10일)의 집계 결과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김영하가 4년 전에 쓴 소설은 연쇄살인범이었던 70세의 주인공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고독한 싸움을 통해 삶과 죽음, 시간과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풀어 놓는다.
송현주 인터파크도서 소설MD는 “김영하 작가의 작품은 ‘현실’에 토대를 둔 작품들로 바라보고 싶지 않은 것을 바르게 보아야 할 용기를 필요로 한다”며 “동시에 바로 지금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들이기 쉬운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편집 ‘오직 두 사람’ 역시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들로 이번주 인터파크도서의 4위에 올랐다. 그동안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 7편을 엮은 책은 상실,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다룬다. 송현주 MD는 “최근 '알쓸신잡' 방송에서 보여준 작가의 박학다식한 면모도 책의 인기에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영하의 소설 외에 주진우가 쓴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스티븐 킹의 ‘그것’ 역시 최근 관련 영화가 개봉하면서 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주진우가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 ‘저수지 게임’이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수 5만명을 돌파하며 원작 도서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고 있는 추세다.
영풍문고 관계자는 “다가오는 추석에 맞춰 ‘남한산성’이 개봉하고 ‘7년의 밤’, ‘신과 함께’ 등도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며 “스크린셀러의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열풍은 계속됐다. 최근 작가의 강연과 방송 출연이 활발해지면서 두 책은 이번주에도 인터파크도서와 영풍문고에서 2, 3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인성과 사고방식, 태도 등을 돌아보며 원하는 자신으로 살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지침서 ‘라이프스토밍’과 일본에서 유명한 영어강사로 꼽히는 나카야마 유키코의 ‘영어는 3단어’, 사업 실패 뒤 자신을 위로한 글을 엮은 시인 글배우의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등이 이번주 서점가의 20위 안에 들었다.
살인자의 기억법. 사진/문학동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