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출시되자마자 온라인에서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점검 상황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무색케 했다.
갤럭시노트8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사전 예약을 거쳐 15일 정식 출시됐다. 출시 다음날인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이 등장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스크 번이 47'(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하면 갤럭시노트8 47만원), '르그 번이 49'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면 49만원), '스크 번이 43 완납'(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시 43만원, 현금완납 기준) 등의 글이 게재됐다. 대부분은 5~6만원대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하고 부가 서비스를 일정 기간 동안 유지하는 조건이다.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109만4500원, 256GB는 125만4000원이다. 64GB 모델 기준으로 약 6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휴대폰 유통망 관계자는 "온라인 불법 보조금은 철저한 신분 파악을 해 폰파라치(불법 보조금 현장에 은밀히 접근해 이를 신고하는 사람)를 걸러내고 은밀하게 지급된다"며 "기업 판매용 물량 중 일부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어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SK텔레콤의 갤럭시노트8 개통행사에 참석한 사전예약자들이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방통위는 15일부터 시장점검 상황반을 가동했지만 불법 보조금을 막지 못했다. 상황반은 방통위와 이동통신3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로 구성됐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앞두고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상황반을 한시적으로 가동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보조금이 등장한 셈이다.
단말기에 지급되는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하는 지원금 상한제는 30일까지만 유효하고 10월1일부터 폐지된다. 지원금 상한제는 지난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3년간의 임시 조항으로 도입됐다.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지만 단통법 이전과 같은 지원금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택약정할인율이 25%로 올라가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이통사들이 출혈 경쟁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가의 스마트폰일수록 지원금보다 선택약정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지원금 경쟁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스팟성 지원금은 근절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지원금 경쟁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 갤럭시노트8과 같은 인기 모델이 나올 경우 한 곳이 치고 나가면 다른 곳이 이를 보고만 있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21일 정식 출시되는 LG전자의 V30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약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도 관심이다. 특히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추석 연휴에는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불법 보조금이 또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