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국 화웨이의 도발 수위가 높아졌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을 겨냥한 데 이어 애플의 '아이폰X(텐)'도 저격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산맥에 대한 신경전을 통해 자사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한편 곧 내놓을 신작 '메이트10'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화웨이의 신제품 티저 영상. 사진/화웨이 공식 트위터 캡쳐
25일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10'은 다음달 16일 독일 뮌헨에서 공개된다. 화웨이는 이 같은 일정을 공식 트위터에 올리면서 "실망하셨나요? 우리는 당신이 상상한 것을 뛰어넘는 놀라운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도 게시했다. 티저 영상은 여기저기 갉아먹힌 사과가 결국 사라지며 'COMING SOON'이라는 문구와 함께 'MATE 10' 글자가 등장한다.
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X(텐)'을 내놨지만, 예상보다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화웨이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또 다른 영상과 글은 한층 더 노골적이다. 영상은 삐에로의 얼굴인식을 통해 잠금을 해제하려고 시도하지만, 눈·코·입 등 이목구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잠금 해제에 실패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얼굴인식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 인공지능(AI) 폰으로 미래를 열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 역시 아이폰X의 신기능인 얼굴인식시스템 '페이스 ID'를 조롱한 것으로 해석된다.
화웨이의 도발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에서도 나타났다. 화웨이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노트8을 겨냥한 영상과 글을 게시하며 ‘메이트10’의 존재를 예고했다. 영상은 'Bigger'라는 단어가 나왔다가, 곧장 글자 위에 취소선이 그어지며 'Do what matters(중요한 일을 하세요)'와 'Do what you want(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을 공개하기 전에 선보인 슬로건 'Do bigger things(더 큰 일을 하세요)'를 비꼬았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화웨이의 이 같은 도발에 대해 업계는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빅2에 대한 신경전을 통해 자사 위치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신작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끌겠다는 복안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저가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애플의 벽을 넘어야 한다. 특히 내달 공개될 '메이트10'은 화웨이의 자신감이 가득찬 신작으로, 세계 최초로 AI 프로세서가 내장된 고성능 모바일 칩셋 '기린 970'이 탑재됐다.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최고경영자(CEO)은 이달 초 'IFA 2017'에서 "기린970 칩은 처리속도와 전력소모량 면에서 삼성이나 애플 최신폰보다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