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모든 자치구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를 설립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부족한 특수학교를 확충해 장애학생들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강서·서초·중랑에 추진 중인 특수학교는 예정대로 설립할 계획이다. 나아가 특수학교가 없는 동대문구·성동구·중구·용산구·영등포구 등 8개 자치구에도 특수학교를 신설한다. 현재 이들 8개 자치구의 장애학생 수는 2837명에 이른다.
서울에 설립된 마지막 특수학교는 지난 2002년 종로구의 서울경운학교로 이후 15년간 초·중·고 과정의 특수학교는 한 곳도 문을 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장애학생들은 학교에 다니기 위해 하루 2~3시간씩 원거리 통학을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문제는 특수학교를 설립할 학교부지 선정이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교육청은 미개설 학교용지를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또 통폐합·이전학교의 용지, 1만7000㎡ 초과하는 대용지 학교 등 교육청이 보유한 학교 부지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부지 확보가 어려운 지역은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하나의 장애물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다. 시교육청은 간담회와 설명회를 적극 활용해 주민 설득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시민들이 이제는 이미 특수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계시다고 믿는다”며 “누구라도 장애학생이나 혹은 장애학생의 학부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맞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5년 간 전국에 특수학교 18곳을 증설할 계획인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우진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특수학교 설립은 양보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국정과제인 특수교사 및 특수학교·학급 확대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2018∼2022) 계획에도 이런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지역에 특수학교가 들어와서 우리 마을이 정말 따뜻해졌다’, ‘우리 지역에도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자’는 말이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립특수학교 설립 확대 추진 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