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C 분할 놓고 논란 '진행형'

국회, 간접 일감몰아주기 규제 정조준

입력 : 2017-09-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화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문제가 되는 한화S&C는 다수의 자회사들과 내부거래로 얽혀있으며, 이를 통한 이익이 지배회사에 고스란히 흡수된다. 분할 대책이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회에는 이 같은 간접적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총수일가 회사 밑에 줄줄이 ‘캥거루’
 
한화S&C는 다음달 1일 한화프런티어와 한화S&C로 물적분할한다. SI사업을 분리해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현금을 벌어주는 구조는 계속된다. 분할 후 존속법인인 한화프런티어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각각 50%, 25%, 25%를 보유한 일가족 소유회사다. 그 밑에 분할 후 신설법인 한화S&C가 자회사로 위치한다. SI업무도 이전받으면서 내부거래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율은 70%로, 절대적이었다.
 
여타 자회사들도 계열사에 의존하는 캥거루 처지다. 한화S&C의 100% 종속법인인 휴먼파워(IT서비스), 드림플러스프로덕션(소프트웨어개발), 드림플러스아시아(금융투자기관)의 크고 작은 매출은 100%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언제든지 거래를 키워 지배기업의 이익을 늘릴 수 있는 구조다. 또 다른 100% 종속기업 한화에너지도 내부거래비율이 39%로, 높다. 그 아래 100% 자회사인 에스아이티(컴퓨터시스템구축관리)도 지난해 799억원의 매출을 모두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였다. 종속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지배기업의 연결기준 실적에 그대로 흡수된다.
 
현행법상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에는 걸리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모럴해저드 논란에선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국회에는 이 같은 간접 지분을 통한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지분 조정 또는 사업 매각 등 지배구조 이슈로 불거질 수 있다.
 
총수일가 ‘돈줄’은 회사기회유용 '의혹'
 
한화프런티어는 대부분의 유형자산을 한화S&C에 이전하고, 계열사 주식과 금융자산으로만 운영된다. 지주회사 체제의 순수지주회사를 본뜬 사업구조지만, 한화는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다. 때문에 총수일가의 페이퍼컴퍼니에 자회사들이 이익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한화는 이 같은 자산 구조를 2014년 삼성과의 빅딜에서 완성했다. 그 과정에 회사기회유용에 대한 논란도 있다. 당시 사업 연관성이 없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한화케미칼에 막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했다. 한화S&C가 자회사 주식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은 대부분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 50% 공동기업)에서 나온다. 지난해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을 통틀어 지분법이익이 1984억원 정도였다. 이는 연결기준 영업이익(1463억원)을 뛰어넘는다. 한화케미칼은 상장기업인 만큼 이 같은 기회비용으로 주주권리를 침해한 경영진에게는 배임 소지도 뒤따른다. 일각에서는 재벌집단에서나 가능한 계열사의 희생이었다고 지적한다.
 
한화프런티어는 고유사업이 없기 때문에 지주회사 격인 한화와 합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를 통해 3세로의 지분 승계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한화S&C의 회사기회유용 및 일감몰아주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문제”라며 “추후 한화와의 합병 과정에서도 합병비율 등의 문제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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