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알뜰폰 업체들이 요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핵심인 도매대가 인하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단말기 자급제 도입은 정부가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직원들이 '보편 유심 10GB'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CJ헬로비전
CJ헬로비전은 지난달 1일 선보인 '보편 유심 10GB' 요금제를 이벤트 기간 이후에도 이어간다. 월 2만9700원에 데이터 10GB와 음성 100분, 문자 100건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이벤트 기간인 10월31일까지 가입하면 월 요금 7700원이 할인된 2만2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보편 유심 10GB 요금제는 다른 요금제에 비해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판매할 것"이라며 "이동통신사처럼 마케팅비를 많이 쓸 수 없지만, 혁신적인 요금제는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텔레콤은 기존 요금제 4종 가입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500메가바이트(MB)를 추가 제공하는 이벤트 기간을 당초 8월말에서 10월말까지로 늘렸다.
알뜰폰 업체들의 바람인 LTE 도매대가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협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망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이 벌인다. 여기서 도매대가가 결정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간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들이 이통3사의 통신망을 빌려 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이다. SK텔레콤은 선택약정할인율이 25%로 상향 조정된 가운데 LTE 도매대가 인하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TE 도매대가 인하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보편요금제보다 저렴한 요금제가 이미 알뜰폰에 있다"며 "일부 업체들이 데이터를 많이 제공하는 요금제를 냈지만 도매대가가 인하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단말기 자급제는 정부가 신중론을 펼치며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단말기 자급제는 단말기 구매와 이통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로, 시장 경쟁 촉진을 목표로 한다. 알뜰폰 업체들은 단말기를 구매한 후 저렴한 이통 요금제를 고른다면 지금보다는 자신들에게 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국장은 지난 26일 한 토론회에서 "자급제가 됐을 때 지원금에 상응하는 25% 요금할인이 사라질지 우려된다"며 "이통사들이 할인 폭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