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율 지연에 속타는 알뜰폰·판매점

LTE 도매대가 협상도 지지부진…"대목 다가오는데 소비자들 눈치작전"

입력 : 2017-08-17 오후 3:23:0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의 선택약정할인율 행정처분이 늦춰지면서 알뜰폰 업체와 휴대폰 판매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8일이나 21일 중으로 이동통신 3사에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처분 통지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당초 16일로 예상됐지만 이통사 반발 등에 미뤄졌다.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함께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문자 무제한) 도입 등의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밀어붙이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두 방안 모두 이통 3사 가입자들의 통신비를 깎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통 3사보다 저렴한 통신요금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알뜰폰 업체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대안으로 LTE 도매대가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조정에만 집중하면서 도매대가 인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17일 "알뜰폰 업체들에게는 도매대가가 원가인데 결정이 늦어지다 보니 하반기 상품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LTE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들이 이통 3사의 LTE 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이다. 과기정통부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과 LTE 도매대가를 협상한다. 여기서 결론이 나오면 KT와 LG유플러스는 비슷한 수준으로 LTE 도매대가를 정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협상 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답답함이 크다"고 말했다.  
 
휴대폰 판매점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올리겠다는 정부 발표 직후 소비자들의 휴대폰 구매가 뜸해졌다.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할인율 25%가 적용되는 시점을 묻는 고객들만 많다"며 "할인율 상향 시점이 빨리 정해져야 고객들이 휴대폰 구매에 나서면서 시장에 활기가 돌 것 같다"고 말했다. 판매점들은 이 같은 상황이 프리미엄 제품이 출시되는 대목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통신비 인하로 매출이 감소될 것을 우려한 이통사들이 판매장려금이나 공시지원금 축소에 나설 수도 있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과 LG전자의 V30은 다음달 15일 국내에 동시 출격이 예고됐다. 
 
판매점 업계 관계자는 "상·하반기 한차례씩 프리미엄 단말기가 출시되는 시점이 판매점들의 대목"이라며 "하지만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도 향후 통신비 인하 방안의 추이를 지켜보며 관망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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