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KAI)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채용 의혹과 관련해 친박계로 분류되는 현직 야권 의원의 동생인 방송사 간부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이날 한 케이블 방송사 간부 이모씨를 참고인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AI는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하는 등 방법으로 10여명을 부정하게 입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KAI를 상대로 채용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하성용 전 사장과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이 채용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3일 하 전 사장을 외부감사법 위반·자본시장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사기·배임)·업무방해·뇌물공여 등 10개 등 혐의로 구속했다. 하 전 사장은 자신의 측근이 대표로 있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품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진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하 전 사장은 비자금을 조성해 연임을 위한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로, KAI 경영상 비리에 관한 수사가 정·관계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형인 현직 의원을 상대로 한 참고인 소환에 대해 "현재로써는 그런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에 착수한 이후 KAI 현직 임원으로는 처음으로 26일 공모 구매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방위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공 본부장과 공모한 문모 전 구매센터장과 김모 미주법인실장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1년 방산용 다목적 전투기 'FA-50' 60대와 인도네시아 수출용 전투기 'T-50i' 16대에 장착되는 같은 부품을 함께 묶어 협상·구매하면서 방산용 부품 가격을 실제 구매 가능 가격보다 부풀리는 등 방법으로 그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29억원의 방위사업비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